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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말 아침, 문득 떠오르는 한 장면이 있습니다.
산꼭대기에서 바라보던 새벽의 풍경,
골짜기를 가득 메운 구름이 바다처럼 일렁이던 그곳.
그곳은 제가 군 생활을 했던 중계소였습니다.
지금 돌이켜보면, 참 묘한 기억이에요.
그때는 분명 전방이었는데,
제겐 그곳이 오히려 ‘파라다이스’였거든요.
🎖️ 무전병으로의 입대
저는 군대에서 무전병이었습니다.
입대 전, 선배가 해줬던 한마디가 아직도 기억나요.
“햄 자격증 따두면 유선병보다 편해.”
그 말을 믿고 시험을 봤고, 덕분에 무전병으로 복무하게 됐습니다.
하지만 군대라는 곳이 어디든 쉬운 자리는 없죠.
매일 반복되는 일과와 선임의 눈치,
말 한마디에도 긴장되던 시절이었어요.
그래도 시간이 흐르면서
저에게도 작은 즐거움이 생겼습니다.
바로 ‘산 위 중계소 파견’.
1년에 한두 번, 한 달 남짓 다녀오는 그곳은
전방의 긴장감 속에서도
잠시 숨 쉴 수 있는 유일한 공간이었습니다.
🌄 산 위의 생활, 그곳의 여유
중계소는 부대마다 인원이 달랐습니다.
우리 부대는 두 명만 올라갔고,
다른 부대는 서너 명씩 오기도 했죠.
하지만 신기하게도,
그곳에서는 선임들도 부드러워졌습니다.
아마 부대라는 틀에서 벗어나
같은 하늘 아래 함께 지내다 보니
서로의 인간적인 면이 보였던 것 같아요.
밤이 되면 작은 막사 안에서
서로 이야기를 나누고, 라면을 끓였습니다.
미리 반합에 담아둔 밥,
고추장 한 숟갈, 그리고 참치 한 캔.
그걸 라면에 넣고 끓여 밥을 말아먹으면
그 맛은 정말 ‘세상에서 제일 맛있는 한 끼’였습니다.
그 순간만큼은,
전방이라는 사실도 잊혀졌어요.
🪖 조금은 불편했지만
물론 불편한 점도 많았습니다.
씻을 곳이 변변치 않아
얼굴만 간신히 닦고 하루를 버티기 일쑤였고,
겨울에는 화장실이 얼어붙기도 했죠.
그래도 점호는 약식,
아침 구보는 생략.
그 덕에 중계소 근무는
다른 곳보다 훨씬 느긋했어요.
무엇보다 그곳에는 ‘고요함’이 있었습니다.
라디오 주파수 잡는 소리,
바람이 안테나를 스치는 소리,
그리고 멀리서 들려오는 새소리까지.
그 소리들이 하루의 배경음악이었죠.
지금도 문득 그 소리들이 그리워질 때가 있습니다.
☁️ 새벽의 운해, 그 장관

가장 기억에 남는 건
새벽마다 바라보던 산 아래의 풍경이었습니다.
해가 뜨기 전,
산골짜기마다 구름이 가득 차서
마치 바다처럼 출렁였어요.
멀리 보이는 봉우리들은
그 구름 위에 떠 있는 섬 같았죠.
그 장면을 처음 봤을 때,
한참을 말없이 서 있었던 기억이 납니다.
추운 공기 속에 따뜻한 커피 한 모금.
그 순간만큼은 정말
‘이곳이 천국이구나’ 싶었어요.
전방의 긴장감도,
군대의 고된 일상도
그 풍경 앞에서는 잠시 멈춰 있었습니다.
🏞️ 지금 돌아보면…
그때는 몰랐어요.
그곳이 얼마나 특별한 공간이었는지.
힘들고 외로웠던 시절이었지만
돌아보면, 그 속에서만 느낄 수 있던 평화가 있었죠.
그때의 저는 젊고, 어렸고,
그래서 세상의 고요함이 이렇게 따뜻한 줄 몰랐습니다.
지금도 가끔 하늘에 구름이 낮게 깔리면
그때 그 운해가 떠올라요.
“아, 그곳은 정말… 전방 속 파라다이스였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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