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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동설한에 멈춘 ‘시민의 발’

johnchung 2026. 1. 15. 0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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버스파업의 목적과 그 후유증, 무엇이 문제인가

한겨울 찬바람이 매서운 날, 버스가 멈추면 시민들은 바로 ‘생활 비상체제’로 들어갑니다.
버스가 없으니 서민들은 지하철역까지 꽁꽁 언 길을 걸어야 하고, 차가 있는 사람들은 모두 자가용을 끌고 나오면서 도로 전체가 주차장처럼 막히는 상황이 펼쳐집니다.

이 글에서는 최근 서울 시내버스 파업 사례를 중심으로,

  • 버스파업의 **핵심 목적(쟁점)**이 무엇인지,
  • 그로 인해 발생하는 직접적·간접적 후유증은 무엇인지 정리해보겠습니다.

1. 버스파업, 단순히 “돈 더 달라”의 문제가 아니다

버스파업은 겉으로 보면 항상 “임금 인상 요구”로 보이지만, 실제로는 임금 구조와 재정 구조 전체를 둘러싼 갈등입니다.

1) 준공영제 구조 속의 버스회사

서울을 포함한 주요 대도시는 버스를 준공영제로 운영합니다.

  • 노선 운영은 민간 회사가 맡되,
  • 운송 수입으로 메우지 못하는 **적자분은 지자체 예산(세금)**으로 보전하는 구조입니다.

이 말은 곧,
“임금을 얼마나 올리느냐” = “회사 내부 문제”를 넘어 “지자체 재정·요금 정책·시민 부담”과 직결된다는 뜻입니다.

2) 최근 파업의 핵심 쟁점: ‘통상임금’과 인상 폭

이번 서울 시내버스 파업에서도 임금협상(임단협) 결렬의 핵심은 ‘통상임금’입니다.

  • 최근 판결에서 정기상여금 등을 통상임금에 포함해야 한다는 판단이 나오면서,
  • 이를 기준으로 각종 수당을 다시 계산하면 자동적으로 10% 안팎의 인상 효과가 발생합니다.

여기에 노조의 추가 인상 요구까지 더해지며,
노조는 시급 12.85% + α,
사측은 10.3% 수준 인상안을 제시하며 팽팽히 맞서는 상황입니다.


2. 버스파업의 ‘목적’: 노조와 사측, 무엇을 두고 싸우나

1) 노조의 목적: 판례 반영과 체불임금, 노동조건 개선

노조는 크게 세 가지를 주장합니다.

  1. 통상임금 판결의 온전한 반영
    • 상여금을 통상임금에 넣어야 한다는 대법원·항소심 판결이 이미 나왔으니,
    • 그에 따라 가산수당·체불임금을 제대로 정산해야 한다는 입장입니다.
  2. 체불임금 해소 및 손해배상
    • 이미 지급했어야 할 임금이 쌓여 있다고 보고,
    • 필요하다면 개별 민사소송으로 체불임금과 지연이자, 손해배상을 청구하겠다는 계획까지 밝힌 상태입니다.
  3. 장시간 노동·정년·안전 인력 문제 개선
    • 고령 운전, 장시간·야간 운행이 많은 업종 특성상
    • 정년 연장, 인력 충원, 휴게시간 보장 등이 함께 논의되어야 한다고 주장합니다.

2) 사측·지자체의 목적: “재정 한도 안에서의 인상”

반대로 버스회사와 서울시 입장은 다음과 같습니다.

  1. 이미 적자가 큰 상황에서 급격한 인상은 부담
    • 준공영제 버스의 누적 부채가 크고,
    • 임금이 한 번 크게 오르면 이후에도 계속 그 수준이 유지되기 때문에 재정 지속 가능성을 우려합니다.
  2. 통상임금 + 추가 인상 = 사실상 20%대 인상 효과
    • 통상임금 조정만으로도 임금이 크게 오르는데,
    • 여기에 별도의 인상률까지 더하면 총 인상 폭이 20% 안팎까지 커진다는 계산입니다.
  3. 다른 지역과의 형평성 문제
    • 부산·대구·인천 등 다른 도시도 10% 안팎 인상으로 합의를 봤는데,
    • 서울만 더 높은 수준을 요구한다는 부담을 호소합니다.

결국,

  • 노조는 “판결대로 주고, 추가로 합리적 인상을 더하자”
  • 사측·서울시는 “판결 반영은 하되, 총액은 재정이 감당 가능한 수준으로 묶자”
    이렇게 ‘임금 수준과 속도’를 두고 충돌하는 것이 버스파업의 목적이자 핵심 쟁점입니다.

3. 시민이 체감하는 후유증 1: 한파 속 ‘이동권’ 직격탄

파업이 시작되면 가장 먼저 드러나는 후유증은 당연히 시민의 이동권 침해입니다.

1) 출근·하교길 ‘도보 대란’과 지하철 과밀

  • 평소 버스를 타고 지하철역까지 이동하던 시민들이
    → 한파 속에 수백 미터에서 1km 이상을 걸어서 이동해야 합니다.
  • 지하철역에는 대체 승객이 한꺼번에 몰려 계단·승강장·환승 통로가 과밀해지고,
  • 퇴근 시간에는 승차를 포기하고 다음 열차를 기다리는 경우도 늘어납니다.

2) 자가용·택시로 쏠리며 전 구간 정체

버스 이용자 상당수가 한꺼번에 자가용·택시·카풀로 이동하면서

  • 주요 간선도로뿐 아니라 주거지 주변 이면도로까지 정체가 확산되고,
  • 교차로·유턴 구간·버스전용차로 해제 구간에서 사고 위험도 커집니다.

응급차·통학차량·물류 차량까지 같은 도로를 쓰기 때문에,
결국 도시 전체의 시간 비용이 폭발적으로 늘어납니다.

3) 교통 약자에게 더 가혹한 파업

버스는 “문 앞까지 들어오는 교통수단”이기 때문에,

  • 노인, 장애인, 임산부, 어린이 동반 가구 등 교통 약자는
  • 평소보다 훨씬 더 큰 신체적·정신적 부담을 지게 됩니다.

특히 영하의 날씨에는
‘버스를 기다리는 불편’을 넘어 넘어짐·동상·저체온 위험까지 동반됩니다.


4. 시민이 체감하는 후유증 2: 경제·사회 전반에 남는 상처

눈에 바로 보이지 않지만, 파업이 길어질수록 도시 시스템 전체에 장기 후유증이 쌓입니다.

1) 생산성 하락과 경제적 손실

  • 회사 출근 지각·조퇴·결근 증가
  • 대면 회의·현장 업무·병원 예약 지연
  • 식당·카페·학원 등 자영업 매출 감소
  • 택배·퀵서비스·배송 지연으로 인한 물류 차질

이 모든 것이 하루 이틀은 버틸 수 있지만,
장기화되면 기업과 자영업자의 실질 손실로 돌아옵니다.

2) 대체수송 비용과 세금 부담

지자체는 파업 기간 동안

  • 전세버스 긴급 투입,
  • 광역버스 증편,
  • 지하철 연장 운행 등 비상 수송 대책을 시행합니다.

그러나 이것 역시 **예산(세금)**으로 메워야 하는 비용입니다.
결국 “버스요금 인상 + 세금 부담 증가”라는 이중 부담으로 돌아올 수 있습니다.

3) 공공서비스에 대한 불신과 여론 양극화

버스파업이 반복될 때마다

  • “또 시민을 볼모로 잡느냐”는 노조 비판 여론,
  • “준공영제 운영을 제대로 못 한 지자체 책임”을 묻는 여론이 동시에 커집니다.

이 과정에서
노동권 vs 이동권,
노조 보호 vs 시민 보호라는 프레임으로 갈라져
사회적 갈등만 깊어지는 악순환이 반복됩니다.


5. 장기적 후유증: 소송·관계 악화·구조개편 지연

1) 노조의 개별 소송 움직임

이번 파업에선 노조가 1만 명이 넘는 기사들이 개별적으로 민사소송을 제기하겠다는 계획까지 밝히면서,
노사 관계가 단순한 ‘합의’ 단계를 넘어 법정 분쟁 단계로 옮겨가는 양상입니다.

이렇게 되면

  • 소송 비용
  • 패소·승소에 따른 추가 재정 부담
  • 노사 관계 경색
    이 한꺼번에 나타날 수 있습니다.

2) 임금체계·준공영제 개편의 ‘실기(失機)’

전문가들은 이번 사태를 계기로

  • 통상임금 판결을 반영한 임금체계 전면 개편,
  • 준공영제의 재정 구조·관리 방식 개선이 필요하다고 지적합니다.

하지만 파업이 정치·감정싸움으로 흐르면,
정작 중요한 구조 개편 논의는 뒷전으로 밀리기 쉽습니다.
그 결과, 몇 년 뒤 또 비슷한 형태의 파업과 갈등이 반복될 가능성이 커집니다.

3) ‘필수공익사업’ 논쟁과 최소 운행률 법제화

이번 파업을 계기로

  • 버스·지하철 등 대중교통을 필수공익사업으로 보고 최소 운행률을 법으로 보장하자는 논의도 다시 고개를 들고 있습니다.

하지만 이 역시

  • 노동자의 파업권 제한 논란,
  • 시민 이동권 보호라는 가치 사이에서
    어디까지 조정할 것인지 사회적 합의가 필요한 지점입니다.

6. 정리: 버스파업, “누가 더 이기느냐”가 아니라 “어떻게 바꾸느냐”의 문제

엄동설한에 버스가 멈추면,
가장 먼저 고통을 겪는 쪽은 언제나 평범한 시민과 서민들입니다.

그렇다고 해서

  • “노조 요구를 모두 억누르자”도,
  • “재정 걱정은 나중 문제로 미루자”도
    현실적인 해법이 되기는 어렵습니다.

앞으로 필요한 것은,

  1. 판례를 반영한 투명한 임금체계 재설계
    • 통상임금·상여금·수당 구조를 명확히 정리하고,
    • 노사 모두 예측 가능한 룰을 만드는 것.
  2. 준공영제 운영의 효율성과 재정 투명성 강화
    • 적자 구조를 줄이기 위한 노선·운영 개선,
    • 시민이 납득할 수 있는 수준의 자료 공개와 설명.
  3. 파업 전 단계에서의 조기 경보·시민 안내
    • 협상 경과, 파업 가능성, 대체 수송 대책을
    • 시민에게 충분히 알리고 준비 시간을 주는 것.

버스는 단순한 교통수단이 아니라
도시의 일상을 지탱하는 기본 인프라입니다.
이번 파업이 “또 한 번의 교통대란”으로만 끝나지 않고,
임금 구조·재정 구조·서비스 구조를 함께 손보는 계기가 되길 기대해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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