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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디어 비평] 프레임의 정치학: 권력의 이동에 따라 춤추는 언론의 두 얼굴

johnchung 2026. 6. 23. 0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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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상적인 민주주의 사회에서 언론은 권력을 감시하고 시민에게 객관적인 사실을 전달하여 건강한 여론을 형성하는 '제4부'의 역할을 해야 합니다. 그러나 오늘날 대한민국 미디어 지형을 바라보는 시선은 씁쓸하기만 합니다. 권력의 향배에 따라 동일한 사안을 두고도 자로 잰 듯 논조를 바꾸는 언론의 이중성은 이미 위험 수위를 넘어섰기 때문입니다.

과거 특정 정권 시절에는 권력의 눈치를 보며 실책을 엄호하거나 유익하게 해석해 주기 급급했던 미디어들이, 정권이 바뀌자마자 기다렸다는 듯 모든 사안을 꼬투리 잡아 흠집을 내고 비틀어 보도하는 현상이 반복되고 있습니다. 이는 단순한 시각의 차이를 넘어 여론을 의도적으로 왜곡하는 프레임 전쟁에 가깝습니다.

이 글에서는 실제 보도된 사례들을 바탕으로 정권 교체에 따라 언론의 논조가 어떻게 1:1로 뒤바뀌었는지 냉정하게 비교 분석해 보고자 합니다.

1. 정권별 언론 보도 매커니즘의 전환 방식

과거 정권과 현재 정권을 관통하며 나타나는 언론의 보도 행태는 크게 두 가지 메커니즘으로 요약됩니다.

  • 권력 옹호기와 '의도적 침묵·아전인수': 자신들의 성향과 부합하거나 강한 그립감을 쥔 정권 아래서 언론은 방어기제로 작동합니다. 외교적 결례는 '전략적 선택'으로 포장되고, 경제 지표의 하락은 '대외 여건 악화'라는 핑계 뒤로 숨습니다. 날카로운 검증 보도는 자취를 감추고 정권의 메시지를 받아 적는 일방적 통로가 됩니다.
  • 권력 공격기와 '현미경 검증·감정적 프레이밍': 반면 타깃이 된 정권이 들어서면 언론은 공세 기제로 전출됩니다. 정책의 사소한 혼선도 '국정 난맥상'이나 '무능'으로 규정되며, 전임 정부 시절보다 개선된 지표조차 착시효과라며 깎아내립니다. 이 시기의 기사들은 객관적 사실 전달보다 독자의 분노와 혐오를 자극하는 감정적 단어(‘참사’, ‘독단’, ‘밀어붙이기’)를 전면에 배치합니다.

2. 사례 분석: 1:1 논조 비교로 보는 언론의 이중잣대

주요 미디어들이 사안을 어떻게 다르게 요리했는지 세 가지 구체적인 카테고리를 통해 살펴보겠습니다.

① 외교 및 국제 관계 보도

외교는 국익과 직결되는 만큼 초당적이고 객관적인 보도가 생명입니다. 하지만 언론의 시선은 정권에 따라 확연히 대조되었습니다.

  • A 정권 시절 (방어적·축소형 보도): 외교 무대에서 거친 발언이나 프로토콜(외교 의례) 실수가 발생했을 때, 주류 언론들은 이를 헤드라인에서 최대한 배제했습니다. 해프닝으로 치부하거나 "국익을 위한 거침없는 행보", "상대국과의 밀당"이라는 식으로 해석의 여지를 정권에 유리하게 열어주었습니다. 정권의 안위를 위해 진실을 묻어버리는 양상이었습니다.
  • B 정권 시절 (공격적·확대형 보도): 반면 현 정권에 들어서는 정상 외교의 작은 동선 하나, 통역과의 짧은 간극까지 현미경으로 들여다보듯 찾아내 '외교 참사'라는 자극적인 낙인을 찍습니다. 국익 관점에서의 실질적 성과(MOU 체결이나 경제적 실리)는 하단에 배치하거나 아예 생략하고, 자극적인 논란거리만 무한 복제하여 정권을 물어뜯는 도구로 삼습니다.

② 경제 지표 및 민생 정책 보도

수치로 증명되는 경제 보도야말로 언론의 아전인수식 해석이 가장 판치는 영역입니다.

  • A 정권 시절 (원인 외재화): 물가가 폭등하고 고용 지표가 악화되었을 때, 상당수 언론은 "고유가, 고금리 등 글로벌 경기 침체에 따른 불가피한 타격"을 강조했습니다. 정부의 정책 실패보다는 대외적 환경 요인을 부각함으로써 정부가 짊어져야 할 비판의 무게를 덜어준 것입니다.
  • B 정권 시절 (원인 내재화): 경제 지표가 유사한 흐름을 보이거나 오히려 미시적으로 반등하는 신호가 있어도, 언론은 "정부의 무능이 초래한 민생 파탄"으로 결론을 내립니다. 대외 리스크에 대한 언급은 철저히 지우고 오직 현 정권의 정책 탓으로만 돌리며 경제적 불안감을 조장하는 기사들을 쏟아냅니다.

③ 인사(人事) 및 검증 보도

공직자 임명 과정에서의 잡음을 대하는 태도 역시 극과 극을 달립니다.

  • A 정권 시절 (청문회 제도 비판): 장관 후보자들의 논문 표절, 위장 전입, 재산 형성 과정의 의혹이 불거졌을 때 언론의 논조는 야당의 '발목잡기'에 방점이 찍혔습니다. "과도한 신상 털기식 청문회가 인재 등용을 가로막는다"며 제도 자체의 문제점을 지적하는 칼럼을 연이어 게재하며 정권의 인사 실패를 엄호했습니다.
  • B 정권 시절 (도덕적 단죄와 낙마 프레임): 현 정권의 인사 검증 과정에서는 후보자의 사소한 과거 이력까지 샅샅이 파헤치며 '불통 인사', '인사 참사' 프레임을 가동합니다. 제도 개선에 대한 목소리는 사라지고, 오직 후보자의 낙마와 이를 통한 정권 타격을 목표로 한 듯 감정적인 비난 여론을 조성하는 데 앞장섭니다.

3. 언론의 신뢰도 하락과 확증 편향의 악순환

이처럼 권력의 유불리에 따라 춤추는 언론의 보도 행태는 대중의 '확증 편향(자신의 신념과 일치하는 정보만 받아들이는 성향)'을 극대화하는 부작용을 낳습니다.

언론이 객관적 사실(Fact)을 중심에 두지 않고 진영 논리에 매몰되다 보니, 시민들은 사회적 합의를 이루기보다 양극단으로 갈라져 반목하게 됩니다. 정상적인 비판은 사라지고, 오직 상대를 무너뜨리기 위한 '조롱과 흠집 내기'만 남은 기사들이 트래픽을 독점하는 기형적인 미디어 생태계가 완성된 것입니다.

4. 결론: 여론이 바로 서기 위한 미디어의 과제

국가 정권이 누구에게 있든 언론의 칼날은 언제나 동일한 날카로움을 유지해야 합니다. 정권에 따라 고무줄처럼 변하는 고약한 이중잣대는 언론 스스로 자신의 존립 가치를 부정하는 행위입니다.

진정한 언론 개혁은 외부의 압박이 아닌, 기사 한 줄을 쓸 때 스스로에게 던지는 정직한 질문에서 시작됩니다. "나는 지금 전 정권에서도 동일한 기준으로 비판했는가? 아니면 오직 지금의 정권을 흔들기 위해 펜을 휘두르고 있는가?"

정파적 이익을 떠나 사실을 사실대로 보도하고, 잘한 것은 잘한 대로 잘못한 것은 잘못한 대로 균형 있게 짚어내는 담백한 저널리즘의 회복만이 무너진 언론 신뢰를 되찾는 유일한 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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